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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챗GPT, 달콤한 편리함만 줄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ChatGPT) 열풍이 불고 있다. 챗GPT는 질문을 입력하면 수초 만에 이에 대한 답을 내놓는 대화형 질의응답 온라인 서비스다.     챗GPT때문에 지난 2011년 처음 등장한 애플의 시리를 포함해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들이 찬밥신세가 되고 있을 정도다. 이들 AI 비서 서비스가 날씨 예보, 음악 재생, 일정 관리, 알람 설정에서 시작해 홈 오토메이션, 온라인 쇼핑까지 대행해주고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주목받을만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 발전이 없어 퇴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챗GPT는 입력된 방대한 데이터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텍스트와 콘텐트를 인지하고 요약, 예측, 생성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인 대량언어모델(LLD)의 대화형 플랫폼이다.   시리, 알렉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답변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어 서비스 출시 5일 만에 유료 사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용자 100만 명이 되기까지 소요시간이 넷플릭스가 3.5년, 트위터 2년, 페이스북 10개월, 스포티파이 5개월, 인스타그램 2.5개월이 걸렸다고 하니 챗GPT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챗GPT 무료 서비스를 이용해 본 첫 소감은 한마디로 새로운 세계였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청산유수처럼 쏟아내는 답이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구체적이며 전문적이라 입이 떡 벌어졌다. 챗GPT가 대단한 것은 활용 영역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이력서, 보고서를 비롯해 기사 작성까지 해낸다. 더 나아가 수학 문제 풀이는 물론 코딩, 프로그래밍까지 척척 해낸다. 챗GPT를 이용한 다양한 플랫폼과 앱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단순 질의응답뿐만 아니라 그림, 작곡 등 창작물까지 그럴싸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챗GPT가 다재다능한 전지적 해결사일까? 현재 기준으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공된 데이터 내에서만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답이 편향적일 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어 무조건 신뢰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실제로 미주중앙일보에 대해 알려달라 하니 ‘미주 지역에 온·오프라인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언론사로 한인 커뮤니티에 계속해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한다. 이어 다른 한인 언론사에 관해 물었더니 대뜸 미주중앙일보의 자회사라는 답이 나와 이게 뭔가 싶었다.   주제를 바꿔 올해 개인소득세 보고에 대해 알려달라 했더니 전문가 못지않게 상세한 답변을 제공했다. 그런데 내용 중에 생소한 세법이 있어 국세청(IRS) 웹사이트를 통해 알아보니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챗GPT를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는 사실을 체험한 것이다.     챗GPT가 인터넷 탄생 이상으로 현대사에 획기적 혁신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예측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45개국 8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급증하면서 일자리 2600만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한 기존 데이터를 이용한 AI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도 풀어야 할 이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박사가 최근 구글에서 자진 퇴사했다. 퇴사 이유를 묻자 그는 “AI가 탑재된 킬러 로봇이 현실이 될까 두렵다”며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란다.     AI 연구에 50여년 인생을 바친 전문가가 자신이 평생 이룬 성과가 후회스럽다며 AI 기술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하니 기우일지는 몰라도 영화 ‘터미네이터’나 ‘아이, 로봇’이 현실화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몰려온다.   입에 달다고 무조건 받아먹기보다는 약인지 독인지 살펴봐야 하는 것처럼 챗GPT가 제공하는 달콤한 편리함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뉴스 서비스 서비스 출시 서비스 발전 박낙희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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